나의 이야기

리피오돌이 없으면

Jeong Han Kim 2018. 7. 8. 15:49

간세포암 치료인 색전술에 사용되는 리피오돌의 가격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6041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7693

http://medigatenews.com/news/1350576106


색전술은 무엇이고 리피오돌은 무엇일까요?

정확한 명칭은 간동맥 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로 간단히 이야기하면 간세포암을 먹여살리는 혈관을 찾아서 항암제를 주입하고 해당 혈관을 막아버리는 시술입니다. 일부 기사에서 '수술'이라고 표현했지만 '시술'이 맞습니다. 1979년부터 시행되었으니 40년에 육박하는 역사를 가졌습니다. 리피오돌은 일종의 조영물질로 색전술에 도입된 것은 문헌상으로 1983년 입니다. (Radiology 1989;170:783-786)


현재 간세포암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피오돌이 없으면 색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실제로 얼마나 사용될까요? 2010년 발표된 대한간암연구회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간세포암 무작위 등록사업 보고'를 살펴보면 2003년에서 2005년 사이에 등록된 간세포암 환자의 초치료법에 따른 분류상 전체의 49.5%가 색전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암은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 등의 방법으로 완전히 절제 또는 없애는 것이 최선이지만 많은 수에서 그 단계를 지나 진단되고 간세포암의 경우 가장 많은 수에서 색전술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 되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수술이나 고주파 소작술 등 시행 이후 재발한 경우에도 색전술이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실질적으로 전체 간세포암 환자의 최소 반 이상은 색전술을 시행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리피오돌이 없으면 색전술을 받아야 하는 간세포암 환자에게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그러면 리피오돌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있기는 합니다. 색전성 약물방출 미세구(Drug-eluting bead)를 사용한 색전술입니다. 작은 구슬안에 항암제를 넣고 색전술을 시행해서 구슬에서 서서히 항암제가 퍼져 나오도록 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방법에 비해 부작용은 줄이면서 효과는 동등 또는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럼 리피오돌 대신 이것을 쓰면 되지 않겠는가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문제는 비용입니다. 당연하게도 더 좋은 것은 비싸고 우리나라 건강보험 적용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6 – 69호_2016년 5월 15일 시행


색전성 약물방출미세구는 과혈관화된 간세포암에 공급되는 혈액을 막고, 종양에 지속적인 용량의 항암제를 전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혈관 색전 재료로 다음의 경우에 요양급여를 인정함.


- 다 음 -

가. 적응증 : 아래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 간세포암

 (1)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Transcatheter Arterial Chemoembolization)을 고려하는 환자 중 잔존 간기능이 저하되어 차일드-퍼 분류(Child-Pugh Class : 잔여 간기능검사 분류)상 점수가 B등급인 경우

 (2) 종양의 크기가 10cm 이하인 경우

 (3) 침윤형(Infiltrative type)이 아닌 경우

 (4) 주요혈관의 침범(Hepatic vein or portal vein invasion)이 없는 경우

 (5) 심한 동문맥단락(Massive arterioportal shunt)이 없는 경우

 (6) 담관-장관문합수술(Bilioenteric surgery)의 과거력이 없는 경우


나. 위 가. 적응증 중 (1)의 차일드-퍼 분류(Child-Pugh Class : 잔여 간기능검사 분류)상 점수가 A등급이고, (2)~(6)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경우는 「요양급여비용의 100분의 100미만의 범위에서 본인부담률을 달리 적용하는 항목 및 부담률의 결정 등에 관한 기준」에 따라 본인부담률을 50%로 적용함.


다. 인정개수 : 환자 1인당 총 4vial 인정함(평생개념)


라. 요양급여비용 청구시 차일드-퍼 분류 (Child-Pugh Class : 잔여 간기능검사 분류)상 점수를 기재하여 청구하여야 함.


한마디로 조건도 까다롭고 평생 4vial만 인정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피오돌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리피오돌의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은 예측할 수 있었던 문제였습니다. 왜 꼭 벼랑끝 상황이 되어서야 논의가 시작되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